JOH 대표이사, 카카오 공동대표 이사, 네이버 총괄부문장, 가수 박지윤 남편 등 조수용을 수식하는 단어는 너무나도 많다. 서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가 맡은 일 중 디자인은 아주 일부분이고, 부동산, 잡지, 호텔 건축 등 상식적인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완전 초과하는 일들을 매번 감각있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다재다능한 그가 일의 감각을 논하기 위해 책을 집필하였다. 책을 구매한 계기로는 유튜브 '최성운의 사고실험'에 나온 인터뷰를 보고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언변에 끌려 구매하였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책도 잘 쓴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받고 주황색의 작은 책의 디자인이 내게 주는 기대감은 디자인 천재가 전수하는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았다. 그러나 책을 읽고난 후 내가 느낀 느낀점은 '감각에 특출난 사람은 없다' 였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감각을 키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이러한 생각은 책 마지막에 조수용과 같이 일한 사람들이 조수용을 보며 본인도 일의 감각을 배웠다는 점에서 확신을 주었다.
1. 자세에서 감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첫 번째는 자세이다. 자세는 크게 3가지로 질문, 마음가짐, 공부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회의시간에 주로 '질문'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일을 왜 해야하죠?', '이 일을 안하면 어떻게 되죠?', '이 일로 얻고자 전달하고 싶은게 뭐에요?' 내가 회의시간에 이 질문을 들으면 너무 당황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조수용 아래에서 일한다 생각하고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이 질문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보였다. 바로 '본질' 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감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가 본질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잊게 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간다는 것이 이 책의 '본질' 이다. (본질은 뒷 부분에 자세히 다루겠다.) 저자가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시 보는 부분은 '사소한 일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마음' 이라고 한다. 어떤 부분에서 이걸 캐치할 수 있는지 궁금했던 찰나 '이력서의 줄 간격, 맞춤법만 봐도 이 사람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는 부분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중요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었다. 취준생인 내가 이력서보다는 면접에서 진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금을 내는 순간이였다. 이력서로도 나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은 역시나 공부다. 저자는 공부가 중요하다고만 할 뿐 어떤 의견을 내보이진 않았지만, 공부없이는 올바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2. 감각에서 본질로
사업을 구상하는데 있어 3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기획, 디자인, 브랜딩' 기획은 사업의 방향성을 정하는 시작점이고, 디자인은 아이디어를 보기좋게 꾸며주는 과정, 브랜딩은 포장되어 나온 아이디어를 세상에 잘 보이게 전시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나온 결과물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본질' 이다. 우선 기획은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브랜드라 함은 처음부터 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한 중요한 가치가 오래동안 갈고 닦여 인정받을 때 진가가 발휘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에서 시작되어야만 확신이 생겨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내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나의 상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하주차장 몇 층에 주차했는지 알 수가 없네?', '왜 화장실의 양치하는 곳은 대변기와 같이 있어야 하는거지?'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상대방을 설득하기에도 쉽다. 본질을 머금고 있는 기획안이 디자인을 만났을 때 '좋은 디자인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좋은 디자인은 없고 맞는 디자인만 있을 뿐이다. 나의 상식선에서 생각한 본질의 기획안이 누군가의 지향점과 취향이 맞아 떨어지면 그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브랜딩은 나의 기획안을 끊임없이 질문하여 뾰족하게 만드는 것이다. 질문의 내용은 앞서 말한 조수용이 회의시간에 말한 3가지의 질문이다. 결국 잘 포장된 브랜딩도 본질로 귀결되지 않으면 좋은 가치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3. 본질에서 과감한 생략으로
우리는 흔히 어떤 것을 더하는 것에 치중한다. '우리 집에는 샹들리에가 있으면 더 고급스러울 것 같아', '내가 만든 홈페이지에는 이런 색깔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등 다른 아이디어를 더 얹으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무언가를 덜어낼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듭해서 얘기하는 부분으로 내가 생각한 상식선의 본질이 가장 중요한 가치고, 그걸 구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하고 고민해야 하는게 감각이지, 더 좋게 보이고 싶어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것은 감각이 아니라 오히려 사업의 방향성을 미로속에 가둬버린다. 저자는 이를 쉽게 '천재가 1초만에 한 디자인' 이라고 표현했다. 파인다이닝 식당을 가서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한올, 한올 핀셋으로 잡아 만들어 보인 음식은 너무 이쁘지만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했을지 예측이 가는 순간 먹기에는 뭔가 거북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음식의 본질인 '맛 그리고 식당이 주는 안정감' 을 깨버린 것이다. 즉,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은 완벽하게 보이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고생이 티나면 안된다. 이러한 과감한 생략이 저자가 말하는 일의 감각 중 중요한 포인트다.
4. 결론
나의 상식선에서 출발하기 위한 전제는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잘 되는 식당, 잘 되는 아이디어를 찾아 헤맨다. 나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좋은 아이디어란 내 속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나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내가 얼만큼 아느냐의 무게감과 동일하다. 내가 나를 알아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좋아하는 것을 공부해야 그 분야의 브랜딩을 꾸준히 밀고나갈 수 있다. 나를 안다는 것은 역설적이게 이타적으로 되어야 한다. 회사의 예로 직원인 내가 오너는 이 시점에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있을지, 내 동료는 지금 무엇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지, 고객들은 어떤 부분을 원하고 있는지를 계속 고민하고 공감한다면, 그 시야가 나에게도 투영되어 내 안의 자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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